[Memoir Part 1] Ep.2 – 소인국: 다른 세계를 들여다보던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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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란한 재봉틀 소리가 멈추는 날이면, 그 자리는 아버지의 신음이 채웠다. 폐부 깊은곳에서 터져나오는 기침소리와 앓는 소리가 아랫목을 울렸다. 그 소리는 문지방을 넘어 마당까지 낮게 깔렸다. 나는 그 소리가 멈출까 봐 무서웠다.
아버지는 끙끙 앓는 소리로 우리를 불러 세웠다.
“찬 손으로 머리 좀 짚어라.”
“다리 좀 밟아라.”
다른 형제들은 싫다고 도망쳤다. 나는 차마 발이 떨어지지 않았다.
아버지 이마 위에 올린 내 손이 열기로 뜨거워지면, 차가운 시멘트 벽에 대고 식혀두었던 다른 손을 맞바꿔 올렸다. 그렇게 식은 손을 교대하며 이마를 짚다 보면, 아버지는 어느새 다리를 밟으라고 재촉했다. 벽을 짚고 발끝으로 균형을 잡았다. 발바닥 아래로 앙상한 뼈가 그대로 느껴졌다.
“좀 움직이 봐라. 그래 위로! 더 가라카이!”
지시대로 위태롭게 발을 옮기다 미끄러져 살끝을 밟으면, 아버지는 날카로운 비명을 지르며 내 뒷덜미를 후려쳤다. 그리고는 아픈 다리를 부여잡고 웅크렸다.
눈물이 찔끔 나오는 걸 참고 앉아있다 집 앞 작은 마당으로 향했다.
겨울을 뚫고 올라온 잡초 몇 포기가 듬성듬성 고개를 내밀고 있었다.
돌 틈에는 얼음이 녹고 따뜻한 볕이 내려앉았다. 마당 구석에는 땅속에 반쯤 박힌 평평한 돌이 하나 있었다. 나는 그 위에 쭈그리고 앉아 무릎 사이에 얼굴을 묻었다. 햇빛을 받은 돌의 온기가 엉덩이 밑으로 번졌다.
그 자리에서 앉아, 고개를 들면 멀리 바다 너머 세상이 펼쳐졌다. 다리 위로는 장난감 같은 차들이 띄엄띄엄 지나갔고, 푸른 바다 위에는 우리가 ‘통통배’라 부르던 작은 배들이 통통거리는 소리를 내며 하얀 물길을 그었다.
시선을 옆으로 옮기면 가파른 비탈을 따라 집들이 옹기종기 붙어 있었다. 그 사이로 성냥개비만큼 작은 사람들이 바쁘게 오갔다. 그곳은 소인국 마을 같았다.
나는 그 작은 사람들을 오래도록 훔쳐보았다.
그곳 사람들은 아무도 이쪽을 바라보지 않았다.
어스름한 산그늘 아래 한 집 두 집 불빛이 켜지면 그제야 나는 방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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