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moir Part 1] Ep.14 – The Reason I Kept Taking the Long Way Arou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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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re were things I wanted too much, and things I did not have the courage to return. So I kept taking the long way around." Image generated by AI by Author In science class, the teacher told us to bring milk for an iodine experiment. I asked Father for the money, but he waved it off. “Go to your eldest cousin’s shop. Tell his wife, and she’ll give you a bottle.” My steps felt heavy on the way there. No matter how much I searched my pockets, I couldn’t find a single coin. At the shop in the lower village, my cousin’s wife was always there, standing behind the counter with her baby tied to her back. I lingered at the entrance for a long time before I finally stepped inside and stammered my request. She went to the back of the shop and brought out a glass bottle of milk. “Make sure you bring the empty bottle back,” she said more than once. I gave a small nod. I had to return it. One day passed, then two. I kept telling myself I would take it back soon. But by the end of a wee...

[Memoir Part 1] Ep.3 – 우리들만의 의식: 상처를 숨기는 법

"매듭이 풀리는 순간, 언니와 오빠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옷의 주머니 속으로 손을 집어넣었다."

AI 이미지생성


아버지가 기운을 차리면 한번씩 커다란 보따리를 짊어지고 집으로 돌아왔다. 방 한가운데 툭 하고 보따리를 던져 놓고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그 안에는 헌 옷들이 가득했다. 눅눅한 곰팡이 냄새가 배어 나왔다. 

보따리의 매듭이 풀리는 순간, 언니와 오빠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달려들어 옷 주머니 속으로 손을 집어넣었다. 주머니를 뒤적이다 보면 꼬깃꼬깃하게 굳어버린 손수건이나 정체 모를 잡동사니들이 툭 튀어나왔다. 가끔 짤그랑, 소리를 내며 동전 한 닢이 바닥으로 굴러떨어지기도 했다. 그럴 때면 그 소리를 따라 우리 여덟 개의 눈동자가 동시에 바닥을 훑었다.

아직 어린 동생 둘을 뺀 네 형제가 둥그렇게 둘러앉으면 의식이 시작됐다. 내 임무는 낡은 옷가지의 솔기를 양손으로 움켜쥐고 팽팽하게 잡아당기는 일이었다.

툭, 투둑, 툭. 

날카로운 칼날이 지날 때마다 실밥이 터져 나갔다. 실이 끊길 때마다 해묵은 먼지가 훅 올라와 코를 간지럽혔다. 옷들은 그렇게 한 겹씩 떨어져 나갔다. 등 뒤에서 막내의 칭얼거림이 이어졌고 실 터지는 소리가 그 위로 뒤섞였다. 

낱장이 되어 흩어진 옷감들을 아버지와 엄마는 희미한 전등 아래로 끌어와 하나씩 살펴 보았다. 헤진 곳은 피하고 쓸 만한 천을 골라 다림질했다. 재단 테이블 위에서 아버지의 가위가 움직일때 마다 자투리 옷감들이 바닥으로 후두둑 떨어졌고 재봉틀은 쉬지 않고 덜컹거리며 돌아갔다. 

엄마는 바닥에 앉아 손바느질로 단추를 달았다. 긴 실을 매단 바늘이 한 번씩 쓰윽, 허공으로 머리를 내밀었다 다시 천 속으로 파고들기를 반복했다. 닳고 바랜 겉면을 안으로 숨기고, 숨어 있던 안감이 겉으로 나오면 헌 옷은 뒤집혀, 빳빳한 새 옷이 되었다.

마지막은 언제나 다림질이었다. 아버지가 입에 물을 머금어 "푸, 푸" 혹은 분무기로 "칙, 칙" 물을 뿌리면, 달궈진 다리미가 지나가는 자리마다 "슈욱" 하는 소리와 함께 하얀 수증기가 폭발하듯 피어올랐다. 그 수증기는 찰나의 순간, 고소하면서도 매캐한 옷감 타는 냄새를 남기고는 차가운 시멘트 벽 사이로 스며들어 사라졌다.

다림질까지 마친 옷들은 차곡차곡 다시 보따리 속에 쌓였다. 아버지는 그 묵직한 뭉치를 어깨에 둘러 메고 다시 시장으로 내려갔다. 

우리는 그렇게 옷감의 헤지고 상처 난 곳을 뒤집어 숨긴 채 다시 세상으로 돌려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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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들은 1970년대 바다 건너편 작은 집에서 자라던 어린 시절을 돌아보며 쓰는 이야기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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