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moir Part 1] Ep.7 – 고장 난 병정: 멈추지 않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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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I 이미지생성 |
때때로 부모님이 나가고 우리들만 남았다. 부모님이 나가자마자 언니마저 청바지를 갈아입고 허둥지둥 나가버리고 나면, 그 공간은 큰오빠의 것이 되었다. 집 안은 이상할 만큼 넓어졌다.
"야, 코납작이."
큰오빠가 문을 벌컥 열어젖히며 들어왔다. 나는 숨소리도 죽인 채 바닥만 내려다보고 있었다. 이유가 있는 부름이 아닌걸 알았다.
“니는 영도다리 밑에서 주워 왔다 카재.”
그리고 평소 내 말투를 이상한 목소리로 바꿔 흉내 냈다.
나도 모르게 흘낏 쳐다보고는 입술을 꾹 깨물었다.
큰오빠가 벌떡 일어섰다.
그의 그림자가 내 발밑까지 길어졌다.
‘퍽’
발이 먼저 날아왔다. 이어 머리 위로 주먹이 떨어졌다.
명치를 향해서도 주먹이 날아들었다.
숨이 턱 막혔다.
나는 그대로 바닥에 고꾸라졌다.
비명조차 나오지 않았다.
‘허-허-’ 하고 쇳소리 섞인 바람만 새어 나왔다.
“형아, 이제 고마하래이!”
구석에서 숨죽이고 있던 작은오빠가 끼어들었다.
큰오빠의 시선이 작은오빠에게로 돌아갔다.
“니는 뭔데?”
순식간에 표적이 된 작은오빠에게 주먹이 쏟아졌다.
둔탁한 타격음이 방 안을 울렸다.
작은오빠는 온몸을 구부렸다.
낮은 신음이 새어 나왔다.
나는 그 뒷모습을 바라보다 눈을 꾹 감았다.
고개가 저절로 돌아갔다.
가끔은 아무 일 없이 같이 놀다가도 우리를 세워놓고 번갈아 가며 발길질을 했다. 한번 시작하면 한참을 날뛰었다. 마치 고장 난 장난감처럼.
창밖의 산비탈은 여전히 빛을 막고 서 있었고, 노란 알전구는 무심하게 흔들렸다.
나는 문 쪽을 계속 훔쳐봤다.
부모님이 없는 집에서는 유난히 시간이 느리게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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